얼마 전 콘텐츠 일을 하는 오랜 친구 몇 명과 밥을 먹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분위기가 좀 가라앉았다. 이유는 다들 알고 있었다. AI 원고 작성이 갈수록 거세져서, 예전에는 원고 하나를 반나절씩 다듬었는데 이제는 키워드 몇 개만 입력하면 10초 만에 2천 자를 뽑아준다. 사장님이 나를 보는 눈빛도 달라졌다. 그 의미는 뻔했다. 네 일은 기계도 할 수 있고, 너보다 빠르다.
그런데 나는 아주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AI에 대체될 거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종종 핵심 단계 하나를 간과한다. 바로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형식이 엉망이라는 점이다. 글을 써달라고 하면 뒤죽박죽한 HTML 코드를 잔뜩 돌려준다. 중첩된 div, 쓸데없는 span, 엉망인 스타일까지,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이걸 수동으로 깔끔한 Markdown으로 정리하려면 30분은 족히 걸린다. 그 30분 동안 AI는 또 수백 편의 원고를 생성하는데, 나는 아직도 복사 붙여넣기 하며 서식을 맞추고 있다.
나는 바로 이 틈새에서 살아남았다.
반년 전부터 HTML을 Markdown으로 변환하는 도구를 쓰기 시작했다. 이름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시중에 이런 도구가 많고 핵심 기능은 다 비슷하다. 하지만 바로 이 작은 물건이 나를 형식의 수렁에서 끌어냈다. 예전에는 AI가 생성한 HTML 원고를 받으면 한 줄 한 줄 보면서 쓸모없는 태그를 지우고, 제목 계층을 정리하고, 목록을 Markdown의 하이픈으로 바꾸고, 굵게와 기울임을 하나하나 바꿔야 했다. 지금은? HTML 전체를 넣으면 1초 만에 깔끔한 Markdown이 나온다. 제목은 제목대로, 목록은 목록대로, 링크는 링크대로, 코드 블록은 코드 블록대로, 산뜻하다.
이 1초를 얕보면 안 된다. 이것이 바꾸는 것은 전체 워크플로다.
예전 내 흐름은 이랬다. AI 콘텐츠 생성 → 수동 형식 정리 → 편집 및 윤문 → 발행. 중간의 ‘수동 형식 정리’는 순전한 육체노동이었고, 시간도 잡아먹고 실수도 하기 쉬웠다. 때로는 태그 중첩이 깊어져 div 하나를 놓치면 전체 레이아웃이 무너졌다. 이제 흐름은 이렇게 바뀌었다. AI 콘텐츠 생성 → HTML→Markdown 도구로 원클릭 변환 → 편집 및 윤문 → 발행. 아낀 시간에 나는 원고 제목을 몇 개 더 다듬고, 독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더 연구하고, 고객과 요구사항을 몇 마디 더 소통할 수 있다. 이런 일은 AI가 아직 나를 대신하지 못한다.
쉽게 말해, AI가 아무리 잘 써도 그것은 ‘콘텐츠 생성기’이지 ‘콘텐츠 전달기’가 아니다. 생성에서 전달까지 사이에는 온갖 더러운 일과 힘든 일이 있고, 형식 변환은 그중 가장 짜증나는 항목이다. 누가 이 단계를 뚫어내느냐가 AI 시대에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느냐를 결정한다. 네가 글을 쓰기 때문이 아니라, AI가 쓴 것을 사람이 바로 쓸 수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자기미디어를 하는 친구를 아는데, 그는 더 대단하다. HTML→Markdown 도구로 AI 원고를 대량 처리해서 하루에 형식이 반듯한 초안 수십 편을 뽑아낸 다음, 시간을 들여 한 가지 일을 한다. 바로 각 원고에 자신의 실제 경험 한 단락을 넣는 것이다. 그 한 단락만으로도 독자는 이것이 기계가 쓴 글이 아니라는 걸 알아본다. 그의 계정은 잘 살아남았고 광고도 손이 아플 정도로 들어온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도구는 쓰라고 있는 것이지 두려워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고. 네가 두려워하면 그것이 네 밥그릇을 빼앗고, 네가 잘 쓰면 그것이 네 밥그릇이 된다고.
나는 이 말을 오래 곱씹었다. HTML→Markdown 도구 자체는 별로 신기한 게 없다. 그냥 형식 변환기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사고방식을 대표한다. AI 대량 생산 시대에는 기계와 누가 더 빨리 쓰는지 겨루지 말고, 기계와 누가 더 잘 ‘정리’하는지 겨뤄라. 기계는 생성을 맡고, 너는 정리와 가공, 영혼 주입을 맡는다. 이 분업에서 네 가치는 타자 속도가 아니라 판단력과 심미안에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 특히 담담하다. AI 원고 작성이 아무리 거세도 형식을 정리할 사람은 필요하다. 그리고 형식을 정리하는 일에서 나는 가장 빠른 방법을 찾았다. 밥그릇은 지켰을 뿐만 아니라 더 단단히 붙들게 되었다.